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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들이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 납치돼서 폭행과 고문까지 당하고 있는 영화 같은 현실, 어제(22일) 전해드렸는데요. 우리 국민들은 어떤 경로로 이런 범죄 단지에 납치되는 건지, 또 어째서 한국인이 표적이 되는 건지, 이 문제 취재한 이원희 기자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캄보디아 현지에서 실제로 한국인이 납치되는 듯한 장면을 포착했다고 들었는데요. 당시 취재 상황 어땠나요?
[기자]
KBS 취재진이 캄보디아에서 납치됐거나 납치될 뻔한 피해자 7명을 만났는데요.
이분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피해자 대부분은 공항에 마중 나온 승합차를 타고 호텔이나 단지로 이동했습니다.
실제로 취재진이 공항에서 3일 동안 잠복 취재를 하며 확보한 영상 보며 설명하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곳이, 프놈펜 공항 주차장인데요.
검은색 승합차가 들어오고, 검은 옷을 입은 외국인이 내려서 입국 게이트로 걸어옵니다.
곧이어 파란 옷을 입은 한국인과 인증사진을 남기고는 함께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입니다.
[앵커]
저 차량은 어디로 간 거죠?
[기자]
저희가 밖에 대기시켜 놓은 다른 차를 타고 따라가 봤는데요.
영상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저렇게 비가 오는 거리를 한 10분 정도 달려가서 한 건물 앞에 멈추어 섭니다.
내려서 확인을 해보니 차량은 이미 비었고, 건물은 철문이 굳게 닫힌 상태였습니다.
취재진이 접촉하고 있던 납치 피해자들에게 연락을 돌려봤는데, 아까 보셨던 운전자가 한 범죄 단지의 조직원이라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납치 피해자 A 씨/음성변조 : "(이 사람을 태자단지 안에서 본 적이 있어요?) 네 있습니다. 총을 들고 사람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했고요."]
[앵커]
그럼, 그 파란 옷 입은 한국인은 어떻게 된 건가요?
신고는 했습니까?
[기자]
이후의 행방은 저희도 알 수 없었습니다.
이 남성이 폭행이나 감금 같은 직접적인 폭력을 당한 게 아니라서 취재진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직접 캄보디아 경찰에 전화까지 해봤는데요.
우리나라 112처럼 우선 출동부터 하고 확인하는 게 아니라, 인적 사항이 먼저 확인돼야 경찰이 출동하는 구조였습니다.
대신 취재진이 포착한 정황과 자료들을 한국 대사관에 모두 넘겼고, 대사관에서는 승합차가 도착한 그 건물을 앞으로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앵커]
이런 납치의 배경은 뭡니까?
[기자]
일종의 해외 취업 사기인데요.
한국인 피해자 대부분은 쉬운 일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SNS 광고 등에 속아서 캄보디아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범죄 조직이 필요로 한 건, 결국 이들의 '통장'입니다.
[앵커]
통장과 해외 취업 사기, 어떤 관련이 있는 건가요?
[기자]
이 범죄 조작들에 필요한 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보도에서 보셨던 범죄 단지, 그 안에서 보이스피싱이나 리딩방 투자 같은 사기를 직접 칠 인력이 필요하고요.
또 다른 하나는 그 사기로 벌어들인 돈을 세탁할 금융 계좌, 즉 대포통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앵커]
이렇게 납치 대상이 되는 거, 왜 하필 한국인입니까?
[기자]
UN에서는 이런 범죄 조직이 60여 개 국가에서 인력을 끌어오는 거로 보고 있는데요.
중국인 범죄 조직은 그중에서도 한국인들을 상대적으로 협박하기 쉬운 존재로 보고 있습니다.
위협을 가했을 때 대포 통장이나 유심, SNS 아이디 이런 것들을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앵커]
앞서 현지 경찰은 인적 사항을 다 알아야 출동한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범죄 조직과 경찰 사이에 유착 관계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실제로 한 범죄 단지에 납치됐다가 풀려난 피해자 A 씨의 증언을 들어봤는데요.
현지 경찰이 범죄 조직과의 합의를 강요했다고 합니다.
[A 씨/납치 피해자/음성변조 : "'여기 있었던 일을 한국에 가서 얘기하지 말아라.' 캄보디아 경찰서장이 그렇게 얘기를."]
심지어는 A 씨가 돈을 못 갚아서 그곳에 갇혀 있던 거고, 폭행은 없었다는 허위 합의서까지 쓰게 했습니다.
A 씨 말대로라면 경찰과 군인이 범죄 조직을 돕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럼 이 문제,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습니까?
[기자]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우리 국민들이 캄보디아로 가는걸 막는 거겠죠.
그렇다고 캄보디아를 여행 제한 구역으로 설정하면 정상적인 다른 경제 활동까지 모두 막히는 역효과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신고 안 된 피해 사례가 더 있을 수도 있는데요.
한 국정원 관계자의 말입니다.
[국가정보원 국제범죄정보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본인들이 아무래도 사기 조직에 가담을 했다가 도망쳐 온 것 때문에 이제 이게 본인의 범죄가 연루될까 봐 신고를 하지 못한 피해자들도 있습니다."]
내일 9시 뉴스에서는 이렇게 해외로 대포통장을 조달하는 조직들이 국내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또 이게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여서 UN이나 인터폴 등과의 국제 공조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내용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앵커]
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촬영기자:김경민 정준희/영상편집:이소현
▣ KBS 기사 원문보기 : http://news.kbs.co.kr/news/view.do?ncd=8088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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